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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난의 힘, 진실한 반달이 권혁미 / 2005년09월20일

hikaru 2006. 10. 24. 22:47
백사난의 힘, 진실한 반달이 권혁미
2005년09월20일(21:30:49)
 
 

2001년 시작해 어느덧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동극으로 꼽힐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연출 박승걸 극단 유, 이하 백사난).

백사난은 우리가 흔히 아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와는 달리 일곱 난쟁이 중 벙어리인 '반달이'란 이름의 난쟁이가 짝사랑하는 백설공주를 위해 온갖 역경을 이겨내며 공주를 어려움에서 구한다는 이야기다.

백사난의 일곱 명의 출연진들이 각기 끼와 실력을 열정적으로 선보이는 가운데 1시간 30분간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어느 새, 눈물을 훔치게 만드는 배우가 있다. 바로 반달이 역을 맡은 배우 권혁미(사진).

어김없이 반달이 역을 훌륭히 소화해내고, 막이 내린 무대에서 땀범벅이 됐지만 누구보다 아름다운 배우 권혁미를 만났다.

2002년말부터 백사난의 반달이로 관객을 만나온 권혁미는 '노틀담의 꼽추'에서 소매치기 소년으로 출연했을 때, 백사난의 연출가 박승걸이 그를 눈여겨 봤고, 오디션제의를 받은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디션에 통과해 반달이 역을 꿰찼다.

"아무래도 이미지겠죠." 엷은 미소를 보이며 자신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연출가의 눈에 띄었던 것 같다고 말하는 권혁미. 어쩌면 그는 연기 시작과 동시에 이미 '반달이'를 해야하는 운명이었는 지도 모른다.

왕자와 행복해하는 백설공주를 바라보면서 눈물을 훔치며 아름다운 몸짓으로 말하는 반달이. 자신 혼자서만 몸으로 모든 걸 표현해야 하는 것이 실상 쉬운 일은 아닐 터인데, "역할에 몰입하면 다른 배우들이 행복해하고 즐거워해도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요. 사실 다른 사람들과 즐거운 분위기에 있어도 속으로는 울 때가 있잖아요. 그런 거랑 같은 것 같아요." 질문한 게 무안할 정도로 이제 권혁미에게는 너무나도 반달이의 몸짓, 감정 하나 하나가 몸에 배여 있나보다.

"인경언니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백사난이 이렇게 유명하지 않았을 지도 모르죠. 언니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고 저도 또 다른 후배 반달이에게 많은 도움을 줬으면 좋겠어요."

사실 그동안 제1대 반달이, 배우 최인경과의 비교 아닌 비교를 받아야했고, 많은 관객과 언론들의 관심도 최인경에게 쏠려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단독 캐스팅돼 무대에 서면서 그런 시선에서 말끔히 벗어나 '권혁미표 반달이'로 최인경과는 또 다른 감성을 전달하고 있다.

"사실 외모만으로 아름다움을 평가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남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보다 더 가치있는 게 분명 있잖아요.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으려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놓치고 있던 걸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요?"

작고 가려린 체구에, 얼굴의 절반은 눈으로 채우고 있는 순정만화 주인공같은 외모의 권혁미도 어렸을 적에는 그런 외모 때문에 콤플렉스도 많았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런 콤플렉스가 어느덧 사라졌단다. 백사난을 하면서 자신이 모르고 있던 그가 말하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았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오랜시간 작품을 무대에 올리면서 백사난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낀다는 권혁미는 반달이의 진심이 관객에게 전해지도록 진실한 마음으로 오늘도 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